드라마 악연 리뷰 (약스포일러, 매우 주관적인 감상 주의)
넷플릭스 드라마 ‘악연‘은 서막부터 결말까지 차갑고 집요한 이야기이다. 총 여섯 인물이 주연으로 등장하며, 어떻게 살아도 결국 서로를 마주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 그들의 지독한 악연. ‘악연’은 그들 사이 흐르는 지워지지 않는 감정의 찌꺼기들을 6부작의 이야기로 보여준다.0.‘악연’의 인물들은, 서로 무관해보이지만 사실 하나의 과거 사건을 매듭처럼 공유하고 있다. 과거의 학교폭력, 성폭력, 방관, 복수, 선택, 침묵. 6명의 등장인물들은 그저 단순하게 얽힌 게 아니라, 서로를 망가뜨린 채 살아남은 사람들이다. 이러한 관계를 우리는 ‘인연’이 아닌 ‘악연’이라 지칭한다.1.김범준(박해수)은 우연히 살인을 목격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선택으로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외과의사 이주연(신민아)은 ..
영화 버드맨 리뷰 (결말 포함, 약스포일러 주의)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출연 마이클 키튼, 에드워드 노튼, 엠마스톤개봉일(국내기준) 2015년 3월 5일상영시간 119분실체없는 명성, 무대 위를 부유하는 한 영혼‘버드맨’은 단순히 한 배우의 몰락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다. 해당 영화는 명성의 실체를 물으며, 환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 정신과 육체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존재에 대한 초상를 기린다.1.영화는 롱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되어 마치 관객에게 단순한 ‘영상물’을 보여주는 것 만이 아닌 영화/영화 내 연극 스태프의 입장을 ‘관음하듯’ 흘러간다. 극 내내 카메라 앵글은 무대 뒤 복도, 대기실, 옥상, 그리고 다시 무대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끊임없이 주인공 리건 톰슨을 따라간다. 그 길은 단지 공간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을 쫓는 심리의 미..